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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기

낭만의 도시, 파리에 가다

by idealhuni 2020. 6. 14.

프라하를 떠나는 날. 아침 일찍 조식을 먹고 출발했다.

파리에서의 호텔은 조식이 없어서 호텔에서 먹는 마지막 조식이었다.

 

마지막 조식

 

해가 채 뜨지 않은 새벽녘, 무거운 몸과 짐을 가지고 전철을 탔다.

체코에서는 큰 짐을 휴대하고 타기 위해선 짐을 위한 티켓도 구매해야 한다.

전철을 타고 가다가 내려 버스로 환승을 하였다.

이미 버스에는 공항을 가기 위한 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자, 낯이 익은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동아시아의 국가 중 중국어도, 일본어도 아닌 한국어로 된 안내 문구가 공항 곳곳에 적혀있었다.

이는 체코항공을 우리나라의 대한항공이 인수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어 안내문

 

공항에서 발권을 마친 후, 공항 라운지에 들어갔다.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아늑한 시설에 먹을 것도 많이 있었다.

토요일 아주 이른 시간이었지만,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라운지에서 먹은 음식들. 맛이 썩 훌륭하지는 않았다.

 

라운지에서 대기하다가 탑승할 시간이 다가와 비행기를 타러 이동했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에어프랑스의 비행기로

체코 항공에서 구매하여 공동운항으로 운행하는 비행기이다.

덕분에 싼 가격에 이용했다.

유럽은 각 국가를 비행하는 비행 편이 많아 생각보다 저렴한 편이다.

무료 수화물도 있는 편도 노선이 약 6만원 정도였다.

 

비행기에서
비행 중

 

두 시간 정도 되는 비행시간에 가벼운 음료 정도만 받을 줄 알았지만,

맛있는 사과쿠키를 하나씩 줬다.

생각보다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때 음료로 토마토 주스를 받았는데, 소금과 함께 주길래 뭔가 했더니

한국에서 항상 먹던 그런 달달한 토마토 주스가 아니고

건강한 맛이 나는 그런 음료였다.

 

사과 쿠키

 

파리에 도착하여 기차표를 사려는데

카드만 사용할 수 있는 기계가 있고, 현금을 사용할 수 있는 기계가 따로 있었다.

우리는 현금을 사용하려 했기 때문에 현금을 사용하는 발권기를 찾느라 시간을 좀 허비했다.

샤를 드 골 공항을 출발하여 파리 북 역에서 내렸다.

규모가 굉장한 역인데 승강장이 전부 지하에만 있어서 인지 되게 답답했다.

승강장은 굉장히 노후화된 대다가 사람까지 미어터지니 아주 죽을 맛이었다.

친구와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며 위로 이동했다.

 

파리 북 역 내부

 

우리는 숙박에서 큰돈을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10구에 있는 호텔을 예약했다.

북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 호텔인데,

바로 옆에 큰 길이 있었다.

다만 입구는 큰 길에 연결된 골목길로 가야 하는데 밤에는 좀 으슥하다.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개선문을 보러 이동했다.

호텔 바로 앞에 전철역이 있어 조금만 걸어가면 되었다.

그리고 이때 본 푸른 하늘이 파리 일정 중 유일한 푸른 하늘이었다.

 

파리 길거리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근대화가 일찍 진행되었고,

사회 기반 시설이 만들어진지 오래되어 시설이 낙후된 것은 당연하지만,

파리의 전철은 별로 타고 싶지 않게 생겼다.

 

전철역 승강장

 

반대편과의 거리도 짧고 무엇보다 위생적으로 별로였다.

이곳의 전철도 내리는 사람이 문을 직접 여는 방식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철이 멈추기도 전에 레버를 당겨 문을 열었다.

그리고 발권기에서 까르네를 구매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지나갈 때, 같이 억지로 지나가는 사람이 꽤 있어서 놀라웠다.

전철을 타고 에투알 개선문으로 이동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개선문을 맨눈으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개선문을 가운데로 커다란 회전 교차로가 있고, 12개의 길이 연결되어 있으며,

개선문 내부로도 들어가 위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갈 수 있는데,

뮤지엄 패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으므로 다른 날에 다시 왔다.

 

에투알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를 바라보며

 

개선문을 한번 훑어보고,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다.

가다 보니 어떤 전시장에 F1 차량과 레고로 만든 차량을 전시해 놓아서 들어가 보았다.

아무래도 테러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곳이다 보니, 이런 곳을 들어갈 때는 소지품 검사를 하고 들어간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안전한 국가이긴 한 것 같다.

 

레고로 만든 자동차

 

가장 비싼 거리로 알려진 이곳을 걸어가며 다양한 풍경과 엄청 많은 수의 사람을 보았다.

가다가 유명한 디저트를 파는 가게도 보았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그냥 지나쳤다.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콩코르드 광장에 도착했다.

콩코르드 광장의 바로 뒤에는 뛸르히 가든이 있고, 이곳에는 오랑주리 미술관과 뒤로는 루브르 박물관이 있다.

이곳에서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하고, 센 강을 따라 걷기로 하였다.

 

뛸르히 가든에서
콩코르드 광장에서

 

우리의 파리 여행 계획에는 바토무슈 유람선을 타는 일정이 있었다.

큰 기대를 가지고 있던 코스였지만, 타지는 못했다.

내가 유럽을 갔던 이때는 파리에서도 이례적인 양의 비로 센 강이 범람을 한 때였다.

난 처음 강을 보고 원래 이렇게 물이 많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사실 이때가 겨울이었음에도 온도가 영상 10도를 넘는 수준의 이상 고온에, 역대급 폭우를 기록했던 한 해이다.

그리도 강 근처를 지나는 지하철 노선은 이미 침수되어 운행을 하지 않았다.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계단까지 물이 찰랑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강을 따라 걸으며 사진을 좀 찍었다.

이때 강 사진을 찍는 사람이 유난히 많았는데, 평소에 보지 못한 풍경인 덕도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물이 가득 찬 센 강
강물에 잠겨버린 센 강
에펠탑을 배경으로
센 강 주변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에펠탑

 

쭉 걷다가 샤요 궁 근처에서 사진을 더 찍었다.

강 건너편에 바로 에펠탑이 있는 곳이라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샤요 궁에서 찍은 에펠탑

 

다른 곳에도 관광객으로 넘쳐나지만, 이 근처에는 늦은 시간에도 굉장히 사람들이 많았다.

어느 정도 분위기를 즐기다가, 호텔 주변으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었다.

근처의 식당에서 맥주 한 잔에 연어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맛이 아주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연어 스테이크와 맥주

 

사실 인터넷에서 파리의 치안이나 위생 등 안 좋은 얘기를 많이 보고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더 나쁘진 않았다.

첫날이었지만, 사람들이 왜 파리로 여행을 가는지는 알 수 있었다.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파리에서의 첫날은 이렇게 끝이 났다.

사실 파리에서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요즘 가끔 하곤 한다.

그 당시에는 긴 여행 스케줄 때문인지 많이 지쳐있었지만,

언젠간 한 번쯤은 더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