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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기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by idealhuni 2020. 6. 8.

전 날 잘츠부르크를 모두 둘러본 후, 오전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빈으로 이동을 하였다.

호텔의 와이파이가 엄청 느려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호텔 조식
호텔 방에서 보이는 풍경

 

호텔 조식을 먹고, 정리를 한 후 어제 기차를 타고 왔던 잘츠부르크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아파트 같은 거주 지역을 지나갔는데 평온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역으로 이동하던 중 지나간 아파트 단지

 

역에 도착하여 잠시 기다리니 붉은색의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니 기차가 나타났다.

좌석이 비지정석이었기 때문에 급히 기차에 올라타느라 사진은 찍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오스트리아 기차를 예매할 때 OBB에서 예매를 했는데 다른 나라의 철도청과는 다르게

예매 후 오는 이메일이 티켓이 아니라 영수증이고 따로 티켓을 발권 받아야 한다.

처음에 영수증을 뽑아서 가지고 있다가 출국 전날 확인하는 중에 발견했기에 다행이었다.

 

기차를 기다리며 잘츠부르크 중앙역에서

 

잘츠부르크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구름이 가득 낀 흐린 날이었지만, 기차를 타고 점점 빈으로 이동할수록

파란색의 맑은 하늘이 우리를 반겨줬다.

 

기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RJ 63 열차)
빈 중앙역 도착 후 역 근처에서

 

빈 중앙역 역시 잘츠부르크 중앙역과 마찬가지로 지어진지 얼마 안 되었는지 깔끔했다.

역 주변도 아주 깔끔해서 오스트리아에 대한 기억은 대체로 깔끔해서 좋았다.

그러고 보니 중앙역에서 3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호텔이 있었는데,

역에 표시된 지도가 방위 표시도 없이 남쪽이 위를 향하게 그려져 있어서

핸드폰을 보지 않고 찾아가려다가 반대 방향으로 가다가 돌아온 기억이 있다.

더 웃긴 점은 역의 북부와 남부에 있는 지도의 위쪽이 서로 다른 방향을 나타내고 있었다.

각설하고,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푼 우리는 벨베데레 궁전으로 향했다.

벨베데레 궁전은 상궁과 하궁, 그 사이에 정원이 있으며 시기적으로 하궁이 먼저 건설되었다고 한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궁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는 벨베데레 궁전은

합스부르크가의 미술품 보관 장소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사라예보 사건 당시 암살당한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가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딱 봐도 굉장히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궁이었다.

 

벨베데레 궁전 상궁 정면에서

 

상궁과 하궁을 모두 관람하거나 따로 관람하는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우리는 시간도 많지 않았고, 이곳에 있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보는 것이 주 목적이었기에 상궁 관람권만 구입하였다.

상궁 관람권은 국제학생증 제사 후 12.50 유로이다.

상궁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미술가의 조각과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끄는 작품은 단연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였다.

다른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 예상했는지 한쪽 벽에 다른 작품은 없고 키스 하나만 전시되어 있었다.

또한 내부는 촬영 금지

이며 관람객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쪽에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복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복제품은 진짜의 반짝이는 금빛을 전혀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뮌헨의 노이에 피나코테크 미술관에서 본 고흐의 해바라기와

벨베데레 궁전에서 본 클림트의 해바라기, 에곤 쉴레의 해바라기를 보니

같은 꽃을 가지고 전부 다 다르게 표현하였고, 다들 제각각의 멋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를 보면서 무언가를 볼 때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나만의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단지 그림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나만의 시각과 표현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아닌 고민도 해보았다.

또한 한 쪽 벽면에 다양한 표정의 조각이 있었는데 이 또한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작품들을 보고 다른 조각들에서는 개성이 있는 얼굴 표정을 보기가 힘들었다는 점이 생각났다.

대부분 아름답거나 멋진 조각뿐이었기에, 그들의 얼굴에는 아름다움이나 자애로움과 같은 근엄한 표정밖에 없었지만,

여기서 본 얼굴들은 평소에 볼 수 있는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는 표정들이었다.

이 작품은 작가가 빈 미술 아카데미 교수직에서 탈락한 후 실망과 상처를 조각한 것이며,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을 꼬집거나 때리면서 변하는 자신의 표정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처음 볼 때는 마냥 웃긴 표정을 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사연이 담겨 있던 작품이었다.

때로는 큰 상처로 느껴지는 것이 전환점이 되어 더 큰 성과가 되지만, 이 작품을 남긴 작가가 과연 행복해졌는지는 모르겠다.

작품을 관람한 후 상궁의 뒤편으로 나가 정원을 구경했다.

역시 겨울이라 푸릇푸릇 한 정원을 볼 수는 없었다.

 

벨베데레 궁전 상궁 뒤편
초저녁의 벨베데레 상궁 뒤편
상궁에서 바라본 벨베데레 궁전 정원과 멀리 보이는 하궁
상궁 뒤에 있는 조각상

 

이렇게 관람을 마치고 정원 구경도 끝낸 후, 벨베데레 궁전 하궁 근처에 있는 Salm Bräu에서 저녁을 먹었다.

 

 

벨베데레 궁전 하궁 옆 salm bräu 앞에서

 

이 식당은 립이 유명한 식당이고 내부 역시 잘 꾸며져 있었다.

또한 메뉴판이 엄청 큰 맥주 모양으로 되어 있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Bauernschmaus와 Spare ribs port., 그리고 helles 맥주와 radler 맥주를 마셨다.

 

Spare ribs port와 helles 맥주
Bauernschmaus

 

여기도 역시 유럽인지라, 립의 양은 혼자 먹기엔 꽤 많은 양이 나온다.

그래도 맛있는 맥주와 함께라면 다 먹게 된다.

여기는 이 지역 사람들도 찾아오는 식당이라고 하는데 그럴만한 맛이었다.

저녁을 먹고 호텔로 다시 걸어 돌아갔다.

빈은 길거리도 깔끔하고 잘 정비되어 있으면서 길거리 하나하나가 예쁜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이번 여행 중 가장 맘에 드는 곳 중 한 곳이다.

 

빈의 밤거리

 

이렇게 빈에서의 첫날밤도 끝이 났다.

원래 빈 시청사에서 야경을 보려 했지만, 피곤하기도 하고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아쉽게 가지 못했다.

아마 이번 여행 중 스케줄 대로 되지 않은 몇몇 일정 중 하나일 것이다.

또한 다음 날의 빡빡한 일정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호텔에서 내일을 기약하며 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