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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기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 잘츠부르크에서의 하루

by idealhuni 2020. 6. 8.

거의 8개월 만에,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유럽 여행에 대한 기억이 더 가물가물해지기 전에 글을 남긴다.

이 날은 유럽에 가서 6일 동안 독일에 체류하다가 드디어 다른 나라로 간 첫날이다.

다음으로 가게 된 곳은 뮌헨에서 기차를 타고 오래 걸리지 않는 곳에 있는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이다.

 

아트 호텔에서의 마지막 조식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짧았지만 정들었던 뮌헨을 떠나기 위해 뮌헨 중앙역에 갔다.

그리고 호텔에 핸드폰 충전기를 두고 온 기억이 아직도 난다.

하필 기차에 올라탄 후 기억이 난지라 그냥 깨끗하게 포기했다.

 

잘츠부르크 중앙역까지 타고 간 M79013 기차

 

독일에서 줄곧 타던 빨간색 배색이 주로 된 기차와 다르게, 푸르딩딩한 기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부 시설도 깔끔하고 좋았는데, 좌석 배치가 일반 기차와는 좀 다르게 전철과 섞여 있는 모양을 하고 있었다.

 

창밖의 풍경

 

약 두 시간 정도 내달린 결과, 우리는 잘츠부르크 중앙역에 도착했다.

오는 중 창밖의 풍경은 전날 내린 눈 때문인지 대부분 눈으로 덮여 있고 날씨도 우중충하였다.

지금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여름에 보는 풍경도 멋질 것 같다.

 

잘츠부르크 중앙역에 도착한 후

 

잘츠부르크 중앙역에 내린 후, 관광지 근처에 있는 호텔까지 이동하였다.

잘츠부르크 역시 노면 전차가 아주 많았는데, 특이한 점은 궤도 없이 바퀴가 달린 버스와 트램이 섞인 모양을 가졌다.

 

잘츠부르크 거리 풍경. 궤도는 없지만, 트램을 위한 전선이 공중에 매달려 있다.

 

이곳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곳 뿐만 아니라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1965)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호텔에서 짐을 풀고, 먼저 근처에 있는 미라벨 정원에 가 보았다.

영화의 여주인공인 마리아가 아이들과 함께 도레미송을 부른 곳으로 유명한 미라벨 정원은 영화 속 모습 그대로였다.

물론 겨울이라 정원에 펼쳐진 아름다운 꽃과 푸르른 나무를 볼 순 없었지만, 겨울 정원도 크게 나쁘진 않았다.

 

미라벨 정원 사진들. 저 멀리 호엔 잘츠부르크 성이 보인다.

 

미라벨 정원을 둘러본 후 근처의 수제 버거집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버거와 함께 콜라를 마셨는데 지금껏 본 적이 없는 종류의 콜라였다.

 

수제버거와 콜라. 콜라는 탄산이 덜하고 단맛이 강했다.

 

점심을 먹은 후, 본격적으로 잘츠부르크 곳곳을 돌아다녔다.

잘츠부르크의 한 가운데로 잘자흐 강이 흐르고 있고, 신시가지에서 이 강을 건너면 구시가지로 넘어가게 된다.

구시가지에는 게트라이데 거리가 있고, 그 거리에 바로 모차르트 생가가 있다.

막상 가보니 크게 끌리지 않아서 내부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잘자흐 강 마카르트 다리에서 호엔 잘츠부르크 성을 배경으로.
게트라이데 거리와 모차르트 생가.

 

게트라이데 거리를 지나면, 호엔 잘츠부르크 성도 가까워지고, 아주 큰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그 성당은 잘츠부르크 대성당으로, 이 곳은 유럽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성당에는 세 개의 청동문이 있는데, 믿음과 사랑, 희망을 상징한다고 한다.

밖에서 보는 성당은 굉장히 커서 사진으로 담기가 힘들 정도이다.

 

잘츠부르크 대성당
잘츠부르크 대성당 앞에 있는 Marien statue. 유리로 둘러싸여 있다.
잘츠부르크 대성당 뒷모습
대성당 내부의 천장. 하얀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밝은 느낌이 든다.

 

대성당의 뒤편에는 모차르트 광장이 있고, 여기에 모차르트 동상을 볼 수 있다.

 

모차르트 동상과 함께

 

대성당까지 둘러본 후, 드디어 호엔 잘츠부르크 성에 올라갔다.

학생 입장료는 9.20 유로이다.

성에 올라갈 때, 푸니쿨라를 이용할 수도 있고,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다.

걸어서 올라갈 때는 경사가 생각보다 가팔라서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성에 올라가서 가이드 투어를 신청할 수 있는데, 성의 변천사나 역사, 그리고 성의 가장 높은 곳에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이 성은 외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점령당한 적이 없는 유럽에서 가장 큰 성채라고 한다.

 

성 내부로 들어간 후
시가지 반대편
성 위에서
먼저 다녀간 한국인이 만들어 논 눈사람

 

성의 반대편을 볼 수 있는 곳에서는 아주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담아볼 수 있다.

멀리 있는 산과, 성 근처에 있는 이국적인 주택들이 어울린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다.

우리나라였다면 아파트에 가려져 산이 잘 안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그리고 날씨가 계속해서 급변해서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했는데 다양한 날씨의 잘츠부르크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크게 나쁘진 않았다.

성채를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어 근처의 식당에 들어갔다.

이번에도 역시 맥주와 함께 슈바인브라텐을 먹었다.

슈바인브라텐은 돼지의 뱃살로 만든 음식이다.

그리고 굴라쉬를 먹었는데 따뜻한 국물이 좋았다.

 

 

슈바인브라텐
맥주
굴라쉬

 

저녁을 다 먹고, 야경을 어디서 보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던 중,

호엔 잘츠부르크 성을 다시 가보기로 하였다.

올라가다가 막혀있으면 다시 내려갈 생각으로 올라갔는데 막혀있지는 않았지만 사람은 몇 명 없었다.

올라가 보니 왜 사람이 없는지 알 수 있었다.

아래에서 성을 비추기 위해 강한 빛을 비추고 있어서 야경은 커녕, 눈을 뜨고 보기도 힘들었다.

 

밤에 본 잘츠부르크 대성당
올라가다가 찍어본 잘츠부르크

 

이렇게 잘츠부르크에서의 하루도 끝이 났다.

사실 독일어를 사용하는 독일어권 국가여서 그런지, 다른 국가로 온 느낌이 크게 들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아주 깔끔한 도심지와 시설들이 머릿속에 남아있고,

영화나 TV, 인터넷을 통해 보았던 미라벨 정원이나 호엔 잘츠부르크 성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

다만 겨울이라 잘 가꾸어진 푸릇푸릇 한 정원을 보지 못해 아쉬웠고, 다음에는 여름에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