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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기

쾰른 대성당이 있는 쾰른에서의 하루

by idealhuni 2020. 6. 7.

어제의 피로를 뒤로한 채, 호텔 조식을 먹은 후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호텔 조식은 뷔페식으로 꽤나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맛도 나쁘지 않았다.

 

나쁘지 않았던 프랑크푸르트 호텔 조식.

 

기차 시간이 8시를 넘었기에 밝을 줄 알았지만, 역에 도착하니 해가 막 떠오르고 있었다.

연착이 잦다는 소식을 알기에 마음을 졸였지만, 우리가 탈 기차는 제시간에 쾰른을 향하여 출발했다.

쾰른행 기차에 몸을 싣고 창밖을 보니 한국에서 보기 드문 넓은 평야와 이국적인 풍경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기차에서.

 

한 시간 정도를 달린 후 우리는 쾰른 중앙역에 도착했다.

 

쾰른까지 우리를 데려다준 ICE 고속 열차

 

역에 도착하자마자 역 밖으로 거대한 건축물이 보였다.

거뭇거뭇 한 돌로 된 커다란 건축물을 보고 그 위용에 압도당했다.

물론 인터넷으로 미리 찾아보고 그 크기가 크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눈으로 직접 보니 엄청 컸다.

쾰른 대성당은 스페인의 세비야 대성당과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고딕 양식의 성당이다.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쾰른 대성당. 한 화면에 담기가 힘들 정도로 크다.

 

곧바로 우리는 대성당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 입장료는 무료.

성당의 내부 역시 엄청났다.

크기도 크기였지만, 높은 천장이 내부의 분위기를 엄숙하게 하였다.

스테인드글라스라곤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셀로판지로 만들어 본 것이 전부였는데, 실제로 보니 색이 굉장히 또렷하고 아름다웠다.

스테인드글라스는 글을 못 읽는 사람을 위해 성경의 내용을 그려낸 것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책은 처음 본 것 같다.

 

스테인드글라스.

 

쾰른 대성당은 크기뿐만 아니라, 동방박사 유골함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 외에도 이곳에는 성 모자상과 글라라 제대, 게로 십자가 등 많은 볼거리가 있다.

 

동방박사 유골함

 

천천히 성당의 내부를 둘러본 후, 성당의 첨탑에 올라가기로 했다.

성당의 밖으로 나가 옆으로 가면 입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곳에 들어가면 처음 보이는 것이 로마시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쾰른은 옛 로마의 땅이었고, 쾰른이라는 지명은 식민지를 뜻하는 라틴어 콜로니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성당의 옆에는 로마 게르만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다.

성당의 첨탑 입장료는 학생 할인을 받아 2유로.

매표소 앞에는 쾰른 대성당의 높이를 실감케 하는 설명이 적혀있다.

 

첨탑 설명과 올라가다 만날 수 있는 종.
첨탑 위에서.

 

어제 올랐던 프랑크푸르트 대성당에 비해 높이도 높을뿐더러, 오르내리는 사람이 많아 배로 힘들었다.

성당의 종이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 마침 시간이 15분이 되어 종소리가 울리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끝까지 올라가는데 힘이 많이 들었지만, 탁 트인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보상을 받는 느낌이었다.

성당에서 내려온 우리는 호에 거리를 둘러보았다.

호에 거리의 중간 정도에서

독일의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한 커리부어스트를 팔고 있었다.

커리부어스트는 소시지에 커리를 부은 우리나라의 떡볶이 같은 간단한 길거리 음식이다.

마침 배도 고프길래 커리부어스트를 사 먹었다.

우리 집에서는 카레를 만들 때, 가끔 소시지나 햄을 넣어 먹는데 그와 비슷한 맛이 나서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소시지에 커리를 부은 커리부어스트, 옆에는 감자튀김.

 

커리부어스트를 먹으며 아래로 내려가던 중, 쾰른 구 시청사가 눈에 보였다.

쾰른 구 시청사는 1152년에 완공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시청사 중에 하나라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계속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듯하였고, 앞 쪽의 신 시청사에서는 결혼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쾰른 구 시청사를 배경으로 한 컷

 

구 시청사를 지나 라인강변으로 가는 길에 성 마르틴 교회에 들어가 보았다.

대성당을 보고 온 직후라 작고 아담하게 느껴졌지만 외형은 마치 중세의 성처럼 예쁘게 생겼다.

외부와는 다르게 내부는 화려함보다는 깔끔하고 단순했다.

우리가 갔을 때엔 내부에서 미사를 하고 있어 둘러보진 못하고 조용히 나왔다.

조용히 나와 라인 강변을 따라 이동하다 보니, 임호프 초콜릿 박물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임호프 초콜릿 박물관
박물관 옆에서

 

임호프 초콜릿 박물관의 입장료는 학생 할인을 받아 9유로. 하지만 이 가격이 아깝지 않았다.

이곳은 달콤한 초콜릿 냄새가 가득하거니와 초콜릿의 주재료인 카카오에 대한 설명,

특이하게 생긴 초콜릿 틀, 그리고 초콜릿이 만들어지는 생산과정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과자에 따뜻한 초콜릿을 찍어주는 시식코너가 있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또한 이곳은 그 외에도 초콜릿과 관련된 물품을 전시하는 곳이 따로 있었는데 흥미로운 것들이 꽤 있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입장권과 입장하면 주는 초콜릿
온실에서
다양한 초콜릿 틀
카카오 모형
기계가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
주문을 받고 바로 초콜릿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수제 초콜릿들
왼쪽의 나무 모양 조형물에서 직원들이 과자에 초콜릿을 찍어준다.

틀에 초콜릿을 넣고 모양을 만드는 과정

 

초콜릿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 보고 난 후, 옆에 있는 전시관을 구경했다.

 

다양한 초콜릿 관련 볼거리들

 

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 박물관의 기념품 가게를 들렀다.

온갖 종류의 초콜릿과 다양한 모양의 초콜릿, 심지어 초콜릿 술도 있었다.

맛이 궁금하였지만 시음하는 곳에 사람이 너무 많아 시음은 포기했다.

 

초콜릿으로 된 사람
초콜릿 드릴과 초콜릿 술
초콜릿 핸드폰과 키보드, 게임 패드

 

임호프 초콜릿 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낸 후, 쾰른 지방의 유명한 향수 4711 본점으로 향했다.

4711 향수는 나폴레옹이 사용했다고 알려진 유명한 향수이다.

이 이름은 과거 나폴레옹이 점령했을 당시 이곳의 번지수가 4711이었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4711 본점은 구시가지와 살짝 떨어져 있지만 걸어서 이동하기엔 충분한 거리이다.

인터넷에서는 향이 나는 물을 켜둔다고 하였는데 동절기라 그런지, 아니면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물을 켜두진 않았다.

원래는 선물용과 내가 쓸 용도로 향수를 사려 했는데 내 생각과는 많이 다른 향이 나서 구입하지는 않았다.

 

4711 본점

 

4711에서 향수 구경을 한 후 저녁을 먹기 위해 미리 찾아둔 식당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중에 거리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을 꽤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 거북 등껍질처럼 생긴 특이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의 연주를 들었는데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특이한 소리였다.

 

특이한 악기를 연주하는 거리의 음악가

 

쾰른 대성당 근처의 프뤼라는 식당이었는데 인터넷에 검색했을 때 쉽게 나올 뿐만 아니라 평도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

식당 내부 인테리어는 간접광을 이용한 탓인지 저녁과 함께 맥주를 즐기기 좋은 분위기였다.

유명한 맛 집이라 그런지 이곳에서 처음으로 합석을 하였다.

이 지역 사람들은 합석이 익숙한지 옆자리 사람들은 불편한 기색 없이 저녁을 즐기고 있었다.

 

 

미리 찾아둔 쾰른 맛집 FRÜH
식당 내부.

 

맥주는 작은 잔에 나오고 잔이 비게 되면 직원이 와서 알아서 새 잔으로 바꿔주고,

맥주를 한 잔 비울 때마다 종업원이 아래의 컵 받침에 표시를 해준다.

처음엔 잔을 툭툭 던지듯 서빙을 하길래 당황스러웠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모든 테이블에 그런 식으로 서빙을 하고 있었다.

불친절함이 아닌 남자다운 서빙을 보여주는 남자 서버들이었다.

실제로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중에 기념으로 컵 받침을 가져도 되는지 물어보자 어딘가로 가서 다른 디자인의 컵 받침도 몇 장 챙겨주었다.

 

이 지역 맥주인 쾰슈 맥주

 

이곳에서도 독일을 대표하는 학세와 슈니첼을 주문했다.

슈니첼은 우리나라의 돈가스와 비슷하지만 좀 더 얇고 감자튀김이 함께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고기튀김에 레몬즙을 뿌려 먹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버섯 크림소스를 얹은 슈니첼을 먹기로 하였다.

이곳 음식들이 전부 기름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부 다 맛있다.

학세는 말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버섯 크림소스와 슈니첼도 굉장히 잘 어울렸다.

 

슈바인학세
슈니첼

 

저녁식사를 마친 우리는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기까지 시간이 남아 호엔촐레른 다리를 건너보기로 하였다.

다리 건너편에 도착하니 다리와 함께 뒤에 웅장한 쾰른 대성당이 한눈에 들어왔다.

 

조명이 켜진 쾰른 대성당
호엔촐레른다리를 건너는 중.
다리 건너에서

 

멋진 야경을 감상한 후 다시 중앙역으로 건너왔다.

이번에도 연착 없이 바로 기차를 타고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갈 수 있었다.

 

쾰른 중앙역에서

 

많은 시간을 이동하여 피곤하기는 하였지만, 쾰른이라는 도시에서의 하루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것 같다.

만약 독일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