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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준비

1. 독일로 석사 유학을 준비한 이유

by idealhuni 2020. 8. 2.

대학교에 입학하여 1학년이 거의 끝나갈 때쯤, 어렴풋이 석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공부는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괜스레 공부하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였던 터라

학교에서 배우던 기초과목들은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내가 생각했던 대학생은 좀 더 어렵고 복잡한 과목들을 멋지게 해결하는 존재였지만,

실제로 내가 배우고 참여했던 수업과 실험은 아직 고등학생의 티를 벗어내지 못한 정도였기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를 멋지게 해결하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어찌 보면 석사를 준비하게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은 지적 허영심일지도 모르겠다.

 

2학년을 마치고, 군 입대를 했다.

어쩌면 현재의 나에게 큰 도움이 된 군 생활을 생각지도 못한 군 병원 응급실에서 하게 되었다.

운 좋게도 굉장히 많은 환자들을 보게 되었고, 증상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었다.

만약 내가 이런 군 생활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방향을 정하게 되었을지도 궁금하다.

 

2년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바로 제약회사에서 실험보조 아르바이트를 했다.

사실 이 경험은 굉장히 오만한 판단으로 시작되었는데,

내가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박사 과정을 하게 되면 회사 생활이 많이 늦어질 테니

미리 한번 경험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하였고, 운 좋게 일을 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때부터 독일 유학에 대해서 구상하게 되었고,

이때 번 돈으로 이듬해 초, 유럽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당시에는 몰랐다.

지나가는 도시로 생각한 곳에서 내가 오랫동안 살게 될 것이라고는...

 

학교에 복학하여 졸업 논문을 위해 실험실을 정해야 할 때가 찾아왔다.

내가 나온 학교는 특이하게도, 3학년 때 실험실을 정해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었다.

여전히 진로에 대해 갈팡질팡하던 나는 병을 진단하는 연구를 하는 실험실에 들어갔고,

개인적으로 관심 있던 과목을 공부하면서 나의 길을 정하게 되었다.

 

유학을 떠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큰 어려움을 등에 지는 것이다.

낯선 땅에서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으로 사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독일을 고른 이유는

 

1. 수업 위주의 커리큘럼.

2. 새로운 환경으로의 도전.

3. 다양한 기회.

4. 학비.

 

네 가지였다.

 

1.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독일 대부분의 석사학위과정은 수업 위주로 진행된다.

학부 연구생으로 생활하면서 본 내가 나온 학교의 대학원생들은 주로 자신의 실험을 위주로 2년의 시간을 보낸다.

성향의 차이이겠지만, 나는 좀 더 심화과정의 수업을 많이 수강하고, 탄탄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실험을 하고 싶었다.

물론 우리나라의 대학원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지만,나는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2. 내가 졸업을 하게 되면 어느덧 20대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가 된다.

한국에서의 생활도 좋지만, 내가 살아온 환경과 다른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분명 힘들겠지만,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을 것 같다는 근본 없는 기대가 생겼다.

 

3.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유럽은 육로를 통해서 다양한 나라로 이동할 수 있다.

좀 더 자유롭게 다양한 곳으로 떠날 수 있고,

이 점 때문에 학위를 마치고 내가 갈 수 있는 길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4.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독일에서는 학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학비가 부활하는 곳이 생기고 있지만, 다른 학교로 지원하면 되니까.

결국엔 생활비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물론 나는 경제력이 없다. 부모님께 손을 빌려야 한다.

이기적이고 거만한 말이지만, 변명을 해보자면 4년간 학교를 다니며 학비를 거의 내지 않았으니

부모님께 부탁을 드려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지금 와서 출국을 위해 준비하며 많은 돈을 쓰다 보니 정말 죄송스럽고 불효막심한 생각이었다.

 

그래도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나는 이미 결정을 내렸고, 나의 선택에 책임을 질 차례이다.

그래도 이러한 마음가짐이 나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가 내리는 밤, 나의 생각을 두서없이 적다 보니 글이 지저분해졌다.

크게 대단하지는 않지만, 대학교 입학 후 내가 독일로 석사 유학을 마음먹게 된 이야기이다.

출국을 한 달 앞둔 지금 기대가 되면서 무섭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다음 글부터는 내가 독일 대학교에 지원한 과정을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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